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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GPT, 업무 도와줄 만능비서일까? 직업작가 위협할 괴물일까?

 

MS·구글, 업무도구에 AI 적용 경쟁
IBM “향후 인사관리 분야 채용 안해”
미 온라인 교육업체 실적·주가 폭락

“작가는 AI 활용해 창작·각색 가능,
AI 100% 작업결과는 작품 인정 못해”
미 작가노조 요구에 영화사 “수용불가”

대화형 인공지능, 글쓰기 직무영향 현실화

 

5월2일 로스앤젤레스 할리우드 폭스영화사 앞에서 미국 작가노조(WGA) 조합원들이 인공지능 글쓰기에 반대하는 피켓 시위를 벌이고 있다. 작가노조는 이날 16년 만의 파업에 돌입했다. 할리우드/AP 연합뉴스
 

대화형 인공지능 챗지피티 (ChatGPT) 가 산업과 일자리에 끼치는 영향도 구체화하고 있다 . 챗지피티를 제대로 활용할 수 있게 도와주는 프롬프트 엔지니어와 같은 새로운 직업이 출현했다. 아이비엠(IBM)의 최고경영자 아르빈드 크리슈나는 지난 2일 앞으로 인공지능이 대체할 수 있는 인사 관리와 같은 지원업무 분야는 신규 채용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미국의 온라인 교육업체 체그는 지난 1일 분기실적 발표에서 “챗지피티로 인해 사업이 타격을 받고 있다”고 밝힌 직후 주가가 48% 폭락했다. 코로나 비대면 상황에서 활황을 누린 에듀테크 기업인 듀오링고, 피어슨 등도 비슷한 이유로 주가가 급락했다. 말과 글을 정교하게 다루는 능력은 고등교육과 지적 노동의 핵심인데 챗지피티가 전문가 수준의 능력을 과시함에 따라, 산업과 직무에 끼치는 영향이 본격화하고 있다.

 

■ “반복작업 대신할 효율적 도구”

 

인공지능을 이용해 철자와 문법 교정등 영어 작문을 도와주는 도구인 그래머리(Grammarly)는 챗지피티를 활용해 글을 대신 작성해주는 기능을 선보였다. 이메일이 오면 내용을 자동분석하고 요약하고 자동으로 답변해주는 기능이다. 이메일을 보낼 때 설득력, 친근함, 외교적 표현 등의 어조를 선택할 수 있으며 안부 인사로 마무리한다. 무료로도 쓸 수 있지만, 월 30달러를 내면 사용가능한 제시어가 5배(500개)로 늘어난다. 마이크로소프트(MS)가 전세계 31개국 3만1000과 업무용 도구 ‘MS365’ 데이터를 분석해 지난 9일 발표한 ‘2023 워크 트렌드’ 따르면, 직장인의 25%는 이메일을 읽고 처리하는 데 주당 8.8시간을 투입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메일 요약과 대필 기능은 직장인의 효율성을 획기적으로 높일 도구로 기대받고 있다.

 

독일의 인공지능 번역 서비스인 딥엘(DeepL)의 최고경영자 야렉 쿠틸로브스키는 지난 9일 국내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오는 8월부터 ‘딥엘프로’ 한국어 유료 번역서비스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현재 딥엘은 한국어 번역을 5000자 한도의 무료 서비스만 제공하고 있는데, 뛰어난 품질로 이용자 만족도가 높다.

 

엠에스가 지난 3월 빙 검색을 비롯해 파워포인트·워드·팀즈·엑셀 등 오피스 프로그램에 챗지피티를 적용한 데 이어 구글도 지난 10일 연례 개발자회의(I/O)에서 검색을 포함해 이메일·클라우드 등 대부분의 제품에 대화형 인공지능 ‘바드’를 도입한다고 발표했다. 사무직 노동자들에게 단순 반복적 업무에서 벗어나고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도구가 주어지는 셈이다. 오픈에이아이(OpenAI)와 펜실베이니아대 연구진은 챗지피티와 같은 인공지능이 미국 노동자의 80%에 영향을 끼칠 것이며 이전의 자동화 물결과 달리 고소득 일자리가 가장 취약하다는 연구결과를 최근 발표했다.

 

■ 작가노조, 일자리 위협 ‘파업’ 대응

 

직업 작가는 챗지피티의 글쓰기 기능으로 인해 현실적 위협에 직면한 대표적 직군이다. 1만1500명이 가입한 미국 최대의 방송·영화·작가 노조인 미국작가노조(WGA)는 98%의 찬성률로 지난 2일부터 16년 만의 전면파업에 들어갔다. 파업의 주요 요구사항중 하나는 작가들의 작품과 관련해 인공지능 도구에 대한 작가들의 전면적 통제 요구다. 작가노조는 인공지능을 활용해 새 대본을 작성하거나 작가들이 만든 대본을 인공지능을 이용해 수정·각색해선 안된다고 주장하지만, 디즈니, 소니, 엔비시(NBC) 유니버설, 파라마운트 등 할리우드 대형 제작사들은 이를 거부해 파업으로 치달은 상황이다.

 

작가노조는 디지털과 인공지능 환경을 반영한 계약조건 갱신안을 마련하기 위해 지난 몇 달간 챗지피티와 같은 인공지능 문제에 대한 집중적 논의와 투표를 진행해왔다. 작가노조는 지난 3월 투표를 통해 창작활동에 인공지능 기술을 도입하는 범위와 방식에 대해 합의하고 인공지능을 창작자나 저작권자로 인정할 수 없다는 내용을 확정했다. 작가노조는 인공지능이 사람 도움없이 대본을 처음부터 끝까지 썼다면 창작으로 인정받지 못하지만, 작가가 인공지능을 창작 과정에 활용하는 것은 그 범위와 내용에 관계없이 적극적으로 수용하기로 했다. 작가가 챗지피티를 보조창작자 또는 조수로 활용할 수 있지만, 그로 인한 권리와 책임은 전적으로 작가의 몫이라는 얘기다.

 

작가노조는 작가가 인공지능을 이용해 집필을 하거나 기존 대본을 인공지능으로 각색하거나 추가 대본을 생성할 수 있도록 하고 시나리오 작업에서 작가의 개입 없는 인공지능 활용과 권리를 부인한 개정안을 마련했다. 하지만 대본 제작에 인공지능의 광범한 활용을 위한 길을 확보하고자 하는 방송·영화사 등 제작사쪽의 반대에 부닥쳐 있는 상태다. 글쓰기가 직업인 작가들이 챗지피티와의 대결에 제일 먼저 나선 셈이지만 여파가 사회 각 영역과 직업군으로 확산할 가능성이 높다.

 
< 출처 : 한겨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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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ukj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