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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굴레 : 헤이안 시대에서 아베 정권까지, | 타인의 눈으로 안에서 통찰해낸 일본의 빛과 그늘 / 태가트 머피R   953 M978jKㅇ  사회과학열람실(3층)

 

책소개

 

일본이라는 복잡한 나라를 투명하게 보여주는 놀라운 통찰력
“지난 20년간 외국인 저자가 일본에 대해 쓴 가장 중요한 책!”

오늘날 일본만큼 우리 국민에게 피로감을 안겨주는 나라도 없을 것이다. 2019년의 “노 재팬” 이후 어느 정도 격앙된 감정은 가라앉았다 해도 그 어느 때보다 일본에 대한 비호감도가 올라가 있는 지금이다. 당분간 이 분위기는 나아지리란 보장이 없다. 최악이었던 아베 내각이 물러났다지만 그 연장선에서 스가 내각이 들어서 있고, 일본 사회의 전반적인 우익 분위기, 과거사 부정, 국제무대에서의 한국에 대한 공격, 은근한 무시 등이 적대적 감정의 순환 고리를 형성하고 있다. 우리 또한 일본에 대해서는 전혀 전향적이지 않다. 일본을 잘 안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흥미 위주의 문화적 접근 외에 자신 있게 잘 안다고 말할 수 있을까. 한마디로 양국은 서로를 인정하지 않고, 진지하게 알려고도 하지 않으며, 피상적·적대적으로 상대방을 손가락질하는 상태에 멈춰 있다. 그런 상황에서 출판은 어떤 태도를 취해야 할까. 그 적대감정을 부추겨야 할 것인가, 아니면 곪아 있는 상태를 외면한 채 문화적·실용적 교류에만 충실할 것인가. 이번에 출간된 『일본의 굴레』에는 이도저도 못 하는 답답한 상황을 풀어보고자 하는 복잡한 심리가 배경으로 깔려 있다.

여기 태가트 머피라는 미국인이 쓴 『일본의 굴레』라는 두툼한 인문서가 있다. 부제가 독특하다. “타인의 눈으로 안에서 통찰해낸 일본의 빛과 그늘”이란 말은 이 책의 정체성을 가장 잘 드러내준다. 이 책의 저자는 국제정치경제 전문가인 미국인으로 열다섯 살에 처음 일본 땅에 발을 내디딘 이후로 40년 이상 일본에서 생활해온 일본통이다. 그는 서양인으로서 일본의 낯설고 이질적이며 표면적으로 이해하기 힘든 모습에 흠뻑 빠졌다가 이내 거리두기를 하면서 내부자이자 동시에 외부자로서 이 사회의 모순적인 측면들을 하나둘씩 파악해간다. 그가 보기에 일본 사람들은 이상했다. 굴욕적일 만큼 친절한 서비스에, 뭔가 불평할 만한 일이 생겨도 침묵으로 일관할 때가 많았고, 권력에 도전하는 일은 좀체 하지 않는 체념적 모습을 일상적으로 보였다. 다른 한편 그들의 섹스 산업은 서양인들이 상상하기 힘든 방식으로 꽃을 피웠다. 또 일본인들은 작은 일에서 쾌락을 찾는다. 일본인들의 가장 독특한 면모는 모순을 모순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저자는 자신이 일본을 좋아하면 할수록 그들의 삶에는 어떤 비극적 요소가 덧입혀져 있음을 깨닫는다. 일본 근대사의 대부분은 비극인데, 이 비극은 내외부적 요인이 결합해 일어났다기보단 일본인들 내부의 ‘무언가’로부터 비롯되었음을 이 책을 통해 통찰해낸다.

“일본에 처음 왔을 때 이 책을 읽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수없이 생각했습니다. 이 책에는 태가트 씨가 평생 일본에서 살며 일본에 대해 보고 배운 그야말로 모든 것이 담겨 있습니다. 나라와 교토의 설립부터 시작해서, 전국시대의 혼란, 에도 시대 사회의 얼개, 쇄국 정책과 메이지 유신, 제2차 세계대전의 광기, 전후의 경제 기적과 샐러리맨 문화, 1980년대 버블의 형성과 붕괴, 최근의 아베 정권에 이르기까지 역사와 경제와 정치와 문화를 종횡무진 넘나들며 일본 사회에 대한 저자의 전방위적인 통찰을 보여줍니다.”

일본에서 직장을 다니며 오래 생활하고 있는 역자들은 “일본을 이해하기 위해 이보다 좋은 책은 없다”는 확신을 가지고 이 책을 번역했다. 역사의 긴 흐름 위에서 일본의 정치, 경제, 문화를 하나로 꿰어서 일목요연하게 이해하고 종합적인 교양과 통찰력을 제시한 책이 그리 흔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출판사 서평

 

일본의 정치와 경제에 관한 생각을 역사 및 문화와 결합

옥스퍼드대학 출판사의 제안을 받았을 때 태가트 머피 교수는 “일본의 정치와 경제에 관한 생각을 역사 및 문화와 결합시켜 다른 종류의 글쓰기를 통해서는 불가능한 작업을 해보리라” 결심했다.
잘 알려져 있진 않지만, 지금의 세계 금융시장의 틀을 형성하는 데 일본의 여신與信 창조가 수행해온 중심적인 역할 같은 것을 곰곰이 생각해보면 “이슈들을 하나하나 떼어놓고서는 일본을 이해하기 어렵다”는 게 저자의 기본적인 입장이다. 일본 경험의 총합을 다루지 않고서는 일본 현실의 그 어느 측면도 이해하기 어렵다는 것. 달리 말해, 일본 은행의 통화 정책, 일본 기업의 인사 관행, 도쿄의 기묘한 스트리트 패션, 일본 정치의 끊임없는 의자 뺏기 놀이, 수 세기에 걸친 일본의 쇄국, 이런 문제들이 어떤 식으로든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뜻이다. 여기까지 생각이 미친 저자는 “내가 열다섯 살 때 낡고 북적이는 하네다 공항에 내려서, 장거리 버스를 타고 한 번도 본 적 없는 회색의 약동하는 도시의 풍경을 봤을 때부터 나를 사로잡았던 주제들을 정리하고, 내 평생의 사유에 질서를 부여할 기회를 줄 것이었다. 그렇게 나는 책을 쓰기로 결심했다”라고 밝힌다.
『일본의 굴레』는 일본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역사를 모두 다루고 있다. 책 서문에서 말했듯이 일본의 정치와 경제에 대해 갖고 있는 머피 교수의 생각을 역사 및 문화에 대한 그의 생각과 결합시킨 것이다. 외부자적인 시각과 내부자적인 이해를 겸비한 저자가 제공하는 다면적인 일본 사회 분석은 그 어디서도 보지 못한 통찰을 제공한다.

책임감으로 가득한 나라, 무책임의 극치를 달리는 나라

일본인 대부분은 본인들의 책임을 매우 진지하게 받아들인다. 서양에서는 할 만한 가치가 있는 일이라면 잘해내야 한다고들 말한다. 일본에서는 할 만한 가치가 없는 일이라도(그리고 모두 그렇다는 사실을 안다) 잘해내야 한다. 일본에서 마주치는 예의 바름과 서비스의 수준은 아주 하찮거나 사실은 지저분한 일에서조차 다른 곳에서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아주 높아서, 가끔 이 세상이 나의 쾌락을 위해 존재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환상에 빠져들게 할 정도다. 조금만 무언가를 하면 ‘오쓰카레사마데시타!お疲れ樣でした!’(과장된 감사의 톤으로 당신의 커다란 희생에 대해 수고하셨습니다라고 하는 것)라는 외침이 되돌아온다. 누군가에게 차 한 잔과 디저트를 대접하면 진수성찬을 대접했다는 감사를 받는다(고치소사마데시타御馳走さまでした). 반대로, 성대한 식사 자리에 초대받아 갔는데 너무 차린 게 없어서 부끄럽다는 인사를 받는다. 물론 이 모든 것은 형식이다. 하지만 이것이 형식이고 모두 그 사실을 알고 있다고 해도, 그 형식에 자발적인 감정이 가득한 것처럼 행동해야만 한다. 모두가 그런 기대에 부응해 행동하고 있고 그게 또 공공연한 비밀이기 때문에, 가장 공허하고 형식적인 행위들이 오히려 의미를 갖게 되는지도 모른다.
이런 형식성은 대인관계에도 적용된다. 상대방을 별로 좋아하지 않거나, 당신의 노력에 걸맞은 금전적인 보상을 할 의사가 눈곱만큼도 없는 까다롭고 형편없는 고객을 상대해야 하는 지루한 일을 하고 있더라도, 절친한 벗이나 열정적인 동료를 대하듯 한다. 하지만 타인의 안위를 진심으로 걱정하는 것처럼, 최고의 동료를 가진 것처럼, 누가 됐든 지금 상대하는 고객의 요구 사항을 들어주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인 양 행동하다보면, 애정이나 존경 그리고 주어진 일을 최대한으로 잘해내려는 의지 같은 감정을 실제로 내면화하게 된다. 그러다보면 어느새 주변은 내가 깊이 아끼는 사람들로 둘러싸이고, 또 그들이 나를 아껴주고 있다는 느낌을 갖게 된다.
이렇게 모든 사람이 한번 약속한 일은 꼭 할 것이라고, 그것도 잘해낼 것이라고 안심하고 믿을 수 있는 사회에는 어마어마한 장점이 있음을 쉽게 깨달을 수 있다.
한편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데도 모든 일이 제대로 돌아가고 있다고 믿으면서 모순을 애써 부정하려는 이러한 태도에는 치명적인 정치적 차원의 문제가 있다는 점은 흔히 간과된다. 그런 태도가 일본을 매력적이고 성공적으로 만드는 원천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것은 또한 일본 근대사의 비극을 설명해주기도 한다. 대중을 착취하기 좋은 이상적인 환경을 만들어주기 때문이다.
매사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태도를 성숙함이라 여기고, 어쩌면 가치 없는 목표라는 것을 알면서도 그것을 추구하는 데서 삶의 의미를 찾는 마음가짐을 대중이 내면화하는 것만의 얘기가 아니다. 일본에 깊이 각인되어 있는 이런 유동적 가치관의 영향이 사회 지도층 레벨로 가면, 권력자들이 자신이 하는 일과 그 동기에 대해 스스로를 기만하는 이중적 사고를 하도록 만든다.

일본인들의 피해자 의식과 체념의 사고 습관

일본은 더 이상 자국과 이웃 나라들을 불바다로 만들 만큼 위협이 되는 나라가 아니다. 그러나 딱히 원인도 없고 설명할 수도 없는 이유로 이런저런 일이 발생하는 세상에서 살아간다는 의식, 그 안에서 개인은 자기 본분을 다하며 최선을 다해 적응하는 수밖에 없다는 의식은 여전히 만연해 있다. 일본인들이 이런 의식을 부르는 단어가 있다. 바로 피해자 의식(히가이샤 이시키被害者意識)이다.
피해자 의식이 현실 세계에서 초래할 수 있는 상황은 여러 가지로, 다음과 같은 예들이 있다. 가령 일본은 무시무시한 재정 딜레마를 해결하기 위해 한때 전 국민의 경제적 안정을 거의 달성토록 했던 사회적 규약을 내다 버렸다. 또 세금과 물가를 올려서 가계의 구매력을 망가뜨리고, 국민연금이 지켜야 할 약속을 파기하기도 했다. 과거 기업들이 직원들 삶의 질을 보장하던 세계는 안정과 미래라고는 없는 저소득 계약직의 세계로 대체되었다.
이런 정책을 추진하는 사람들은 회사의 자산을 망가뜨리고 직원들을 해고하는 월가의 은행가들처럼 자신들이 한 일을 생각하며 기분 좋아 낄낄거리지 않는다. 대신 그들은 침울한 얼굴로 고개를 숙이고는, 자신들도 선택의 여지 없이 희생의 대열에 참여한다고 생각한다. 그 희생을 통해 본인들이 개인적인 이득을 챙기는 경우에도 별문제가 되지 않는다. 수백만의 일본 국민이 어깨를 으쓱하며 한숨을 쉬고는 “시카타가 나이仕方がない(할 수 없군)”라고 한마디 하고는 말 것이기 때문이다. 다른 대안이 있다는 사실(강한 노조, 노동자를 대변하는 건강한 정당, 확실한 사회 안전망, 일본 산업의 부활을 위해 가계의 실질소득을 늘려서 내수를 진작시키는 각종 정책)은 고려 대상이 되지 않는다. 고려한다고 해도 성숙하지 못한 포퓰리즘으로 비난받는다. 어찌어찌해서 그런 대안에 시동을 건다 해도, ‘일본적이지 않다’는 이유로 공격받고는, 기득권 세력을 위협하는 사람들을 묵살하도록 발전되어온 시스템에 의해 폄하될 것이다.
책에서 저자는 헤이안 시대부터 에도를 거쳐 근현대로 올라오며 이런 시스템의 일부를 살펴보고 있다. 특히 마지막 두 장은 최근 수십 년간 일본을 딜레마로부터 구해낼 더 나은 대안을 제시할 수 있었던 최선의 세력이, 미국의 직접적인 공모와 개입으로 인해 붕괴되었던 과정을 다루고 있다.
저자는 국민에게 사람답고 안전한 삶을 제공하는 데 존재 목적이 있는 기업, 은행, 정부, 군대, 경찰과 같은 조직이, 그 조직을 이용해 자신의 배를 채우는 사람들, 가상의 위협으로부터 나라를 지킨다는 명목으로 전 국민에 대한 통제와 감시를 시도하는 사람들에 의해 어떻게 오염되고 장악되어왔는지 이해하는 데서 출발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런 사람들은 조직을 그런 식으로 운영하기 위해 필요한 일을 해나가면서도, 실제의 동기는 스스로에게 감추는 묘한 심리 상태를 필요로 하는데 조지 오웰은 이런 관념적 곡예에 ‘이중 사고doublethink’라는 유명한 이름을 붙였다. 일본의 권력자들은 모순에 대한 관용이 비단 허락되었을 뿐 아니라 필수적이었던 정치적·문화적 전통에 익숙한 사람들이었다.

일본 정치 구조의 기원: 메이지 이후 100년이라는 굴레

이 책은 기본적으로 일본의 역사를 다루고 있다. 그중에서도 에도 시대가 막부의 강력한 권위를 기반으로 수백 년간 평화를 유지해서 상상 이상의 눈부신 사회경제적 발전을 이뤘다는 부분은 되새겨볼 만하다. 부의 축적은 맨 아래 계층인 상인들을 중심으로 이뤄졌으나 사무라이가 지배하는 신분제도가 집요하리만큼 철저하게 유지되면서 생겨난 거대한 모순의 에너지는 오늘날까지도 일본 사회의 여러 현상을 설명하는 데 유용하기 때문이다. 메이지 유신 이후 아시아에서 벗어나 서구 열강의 대열에 합류하려던 불과 한 세대의 압축적인 노력이 어떻게 일본인의 정신세계를 바꿔놓았고 어떻게 여전히 일본이 미래로 나아가는 데 굴레로 작용하고 있는가 하는 분석은 뛰어나다. 그리고 메이지 유신이 천황제도와 의회제도라는 두 가지 ‘허구’를 앞에 내세웠지만 실제로는 그 뒤에서 유신의 주역들이 과두정치를 펼쳤다는 지적, 그들이 나이가 들어 죽으면서 남긴 커다란 권력의 공백으로 인해 최종 책임이 없는 관료에게 휘둘리는 현재 일본 정치의 구조가 탄생했으며, 일본의 조직에서 근본적인 개혁이 그토록 어려운 이유는 바로 이 최종 책임의 소재가 없는 문화 때문이라는 분석도 통찰력 있다.
저자는 또한 국제정치경제학 연구자답게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정치와 경제에 대한 이야기에도 책의 많은 부분을 할애한다. 저자는 분명 기존 미일 관계의 수호를 위해 행동하는 미국의 ‘신일본통’들과는 결을 달리한다. 책 제목이 암시하듯 일본이 가진 고질적인 문제들에 대해 칼을 들이대는 것은 물론, 현재 일본의 문제들에 원죄를 갖고 있는 미국에 대해서도 거침없이 비판한다. 일본의 과거사 청산이 그토록 어려운 것에는, 미군정이 전후 처리과정에서 일본인들이 스스로 과오를 돌아볼 기회를 원천봉쇄해버린 데 큰 책임이 있다는 지적은 미국인이라면 아프게 들어야 할 내용이다. 1990년대부터 미일 관계의 뜨거운 감자가 돼버린 오키나와의 후텐마 해군 기지 문제도 미국 내 관료 조직 간의 경쟁과 이기주의로 인해 불필요하게 장기화되고 복잡해졌다는 지적 또한 그렇다.
환율 정책이나 버블에 관한 이야기는 상당히 깊이 들어가 일본 경제가 그려온 극적인 궤적이 머릿속에 정리되는 경험을 할 수 있다. 일본이 패전 이후 미국에 국방과 외교를 맡긴 대신 미국을 지렛대 삼아 경제를 일으키고, 나중에는 거꾸로 미국이 일본의 경제력에 의존하여 달러 중심의 세계 경제를 유지한다는 얘기는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중요한 주제 중 하나다.
이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놀라게 되는 것은 한국 사회의 수많은 면모가 전후 일본의 모습과 닮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경제 성장 모델이 일본의 그것을 그대로 들여온 것이니 비슷할 수밖에 없다 해도, 주어만 일본에서 한국으로 바꿔도 전혀 어색하지 않을 것 같은 문장이 가득하다. 그렇게 일본을 따라가던 한국은 20세기 말을 분기로 점점 궤적을 달리하고 있지만, 일본이 고민하고 있는 만성적 저성장이나 언론의 독립성, 사법 개혁, 저출산 고령화 사회 등이 우리에게도 숙제인 까닭은 그래서이지 않을까 한다.

 

목차

추천 서문
들어가는 말
서문

1부 굴레의 기원

1장 에도 시대 이전의 일본
천황 제도 | 후지와라 가문과 헤이안쿄의 설립 | 헤이안 시대의 유산 | 여성에 의해 쓰인 문학 |『 마쿠라노소시』와『 겐지 이야기』| 헤이안 질서의 붕괴와 봉건주의의 등장 | 쇼군 | 몽골의 침략, 가마쿠라의 멸망, 아시카가 막부 | 일본의 ‘봉건주의’ | 봉건시대의 문화와 종교 | 유럽인의 도래 | 일본의 재통일

2장 근대 국가로서의 일본의 탄생
도쿠가와 시대의 쇄국 | 질서와 안정에 대한 도쿠가와 막부의 집착 | 경제와 사회의 변화 | 대중문화 | 47명의 로닌 이야기 | 페리 제독의 ‘흑선’과 도쿠가와 막부의 몰락 | 1868년의 ‘혁명’? | 막부의 종말

3장 메이지 유신에서 미군정기까지
이와사키 야타로와 근대 일본 산업 조직의 탄생 | 자본의 축적과 입헌 정부라는 겉모습 | 1895년의 청일전쟁 | 1904~1905년의 러일전쟁 | 메이지 시절에 뿌리내린 근대 일본의 비극 | 나쓰메 소세키의 『마음』과 메이지의 유산 | 야마가타 아리토모와 정치적 통제를 뛰어넘은 관료주의 | 전쟁의 재앙 | 루거우차오 사건과 노몬한 전투 | 진주만, 항복, 전쟁의 유산

4장 경제 기적
전후 10년간의 이례적인 상황 | 고도성장의 정치적·문화적 기반

5장 고도성장의 제도적 기틀
일본의 기업들 | 산업협회들과 경쟁의 통제 | 고용 관행 | 교육 제도 | 금융 시스템 | 관료 제도 | ‘현실의 관리’

6장 성장으로 얻은 것과 잃은 것
성장의 대가 | 야구와 샐러리맨 문화의 등장 | 고도성장기 일본의 여성 | 마쓰다 세이코 | 고도성장의 제도와 글로벌 경제 프레임워크

2부 오늘의 일본을 구속하고 있는 어제의 굴레

7장 경제와 금융
대차대조표 불황 | 일본의 차이 | 공황의 회피: 일본 금융기관의 구제 | 잘못된 전제, 그리고 활짝 열린 재정 적자의 문 | 아시아 금융 위기의 단초 | 일본 정부의 재정 지출

8장 비즈니스
서비스 분야 | 바뀌어가는 고용 관행 | 세계화의 어려움 | 글로벌 브랜드와 해외 직접 투자 | 매몰 비용의 포기 | 한국으로부터의 도전 | 일본 비즈니스의 미래와 자본주의의 세계적 위기

9장 사회문화적 변화
세계로 뻗어나간 일본 문화 | 갸루 | 오바타리안, 소다이고미, 황혼 이혼 | 초식남 | 일본의 남성성 | 변화하는 일본 남성 집단 | 계급의 부활 | 일본 지도층의 쇠퇴

10장 정치
1955년 체제 | 다나카 가쿠에이 | ‘닉슨 쇼크’와 다나카의 총리 시절 | 록히드 스캔들 | 야미쇼군 다나카 | 측근들: 다케시타 노보루와 가네마루 신 | 오자와 이치로 | 정치 질서의 수호자들 | 1994년의 선거제도 개혁 | 고이즈미 준이치로 | 야스쿠니 신사와 고이즈미 정권의 외교관계 | 고이즈미 이후의 자민당

11장 일본과 세계
‘신일본통’ | 오키나와와 후텐마 해병 기지 | 하토야마 정권의 붕괴 | ‘영향력의 대리인’ | 3·11과 간 나오토 정권의 운명 | 노다 정권의 자멸 | 센카쿠열도와 일본의 영토 분쟁 | 아베 신조의 귀환 | 경제 회복? | TPP, 특정비밀보호법, 아베 정권의 우선순위 | 중국과의 관계 정립 | 지속 가능할 수 없는 미일 ‘동맹’ | 다시 아시아의 일원으로 | 아베의 과욕과 미래

부록 1: 메이지의 지도자들
부록 2: 전후 일본의 유력한 정치가·관료

더 읽을거리
한국어판 저자 후기
옮긴이의 말

 

< 출처 : 교보문고 >

 

:
Posted by sukji

일본 제국 패망사 : 태평양전쟁 1936~1945 / Toland, John 

940.5352 T647rKㅂ  사회과학열람실(3층) 

 

 

책소개

 

절정에서부터 파헤친 태평양 전쟁!

장장 15년에 걸친 아시아에서의 세계대전사 『일본 제국 패망사』. 1931년 만주사변, 중일전쟁, 삼국동맹 조약, 미 교섭 결렬, 나치 독일의 유럽 침공, 진주만 기습 전야 등부터 시작해, 일본 육군의 말레이반도와 필리핀 상륙, 싱가포르 함락, 자바섬 장악, 미드웨이 해전, 사이판·레이테섬·이오섬 전투, 가미카제 특공대 출격, 오키나와 사투, 도쿄 공습, 히로시마와 나가사키 원자폭탄 투하, 천황 항복 등에 이르기까지 일본 제국의 상승과 쇠망 그 연대기를 모조리 기록한 책이다.

저자 존 톨런드는 미국에서 대표적인 논픽션 작가이자 역사가로 퓰리처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그의 대표작 중 하나인 이 책은 일본이 진주만 기습을 일으키기까지의 복잡했던 과정과 주요 전투, 그리고 패망에 이르기까지의 상황을 드라마틱하게 묘사하고 있다. 특유의 필력과 세밀한 묘사, 흥미진진한 전개는 독자들로 하여금 완전히 몰입하게 만들어준다. 전쟁의 전개과정을 일목요연한 통사적 구조로 묘사해 시작부터 끝까지 전모를 낱낱이 꿸 수 있도록 했다.

 

 

출판사 서평

 

태평양전쟁 전모를 총체적으로 그린
논픽션 걸작, 최초의 통사

일본 제국의 극적인 몰락의 연대기
방대한 자료로 1936~1945년 도쿄 정계의 최상층부 집중 해부
진주만 공격부터 원폭 투하까지 실제 전장 핍진하게 묘사
교차 인터뷰를 통한 철저한 고증과 객관적 서술, 극적인 문체!
혼란과 모순과 역설에 찼던 태평양 전쟁을 그 절정에서부터 파헤치다

★1972년 퓰리처상 논픽션 부문 수상작
★‘사실과 드라마’를 배합한 뉴저널리즘 논픽션의 금자탑

분석을 시도하기보다는 인간적 관심사를 강조하며, 전장에서든 내각회의에서든 독자를 흥미진진한 클라이맥스로 데려가기 위한 서스펜스를 구축해낸다. (…) 톨런드는 미국의 진보를 가로막기 위한 일본인들의 헛된 노력의 내러티브를 일기와 당대의 해설, 인터뷰를 통해 서사화하고 개인화하면서 충실하고도 생생하게 기록한다. 그의 캔버스는 가장 높은 자리에 있던 민간인과 주요 결정이 내려진 도쿄의 군부에서부터 함대와 육군의 사령탑, 그리고 전장을 모두 아우를 만큼 광범위하다. (…) 정확하고, 재미있으며, 생동감 있다는 점에서 최고의 의미로 대중적인 역사서다. _『뉴욕타임스』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내용이 풍부하고 읽기 쉽고 흥미로운 작품. (…) 톨런드의 책에서 최고의 부분은 전투 장면이 아니라 도쿄 정치 최상층부에 관해 그가 제시하는 정통한 견해다._『뉴스위크』

태평양전쟁에 관해 풍부한 정보가 담긴 해설서 가운데 가장 읽을 만한 책이라고 할 수 있다. (…) 윌리엄 샤이어의 『제3제국의 흥망』과 비슷한 시각을 지닌 작품으로, 톨런드의 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신선하고도 극적이다. 『일본 제국 패망사』는 피비린내 나는 전투 이야기일 뿐 아니라 수많은 새로운 정보를 담고 있다._『시카고 선타임스』

태평양 전쟁의 흐름을 알기 위한 최적의 책을 한 권만 고른다면, 이 책을 선택할 것이다.”_다치바나 다카시·논픽션 작가

이 책은 ‘태평양전쟁의 전사前史’인 1931년 만주사변, 중일전쟁, 삼국동맹 조약, 미 교섭 결렬, 나치 독일의 유럽 침공, 진주만 기습 전야 등부터 시작해, 일본 육군의 말레이반도와 필리핀 상륙, 싱가포르 함락, 자바섬 장악, 미드웨이 해전, 사이판·레이테섬·이오섬 전투, 가미카제 특공대 출격, 오키나와 사투, 도쿄 공습, 히로시마와 나가사키 원자폭탄 투하, 천황 항복 등에 이르기까지 일본 제국의 상승과 쇠망 그 연대기를 모조리 기록했다. 장장 ‘15년에 걸친 아시아에서의 세계대전사’인 셈이다.

왜 지금 태평양전쟁인가

태평양전쟁은 비록 미국과 일본의 전쟁이기는 했지만 우리와도 결코 무관하지 않다. 수십만 명의 조선인이 군인과 노무자로 징용되어 머나먼 남방 전선으로 끌려갔으며 젊은 여성들은 소위 ‘정신대’라는 이름으로 일본군의 성노리개가 되는 수모를 겪어야 했다. 또한 미 육군 제100보병대대 ‘니세이 부대’의 소대장이었던 김용옥 대령처럼 미군으로 복무한 조선인이 있는가 하면, 중국에서는 광복군이 OSS 극동지부의 도움을 받아 국내 진공 작전을 준비했다. 전쟁 말기에는 한반도 상공에 미 폭격기들이 나타나고 폭탄이 떨어지기도 했으며 치스차코프 상장이 지휘하는 소련군 제25군 6개 사단 15만 명이 두만강을 건너 한반도를 침공해 일본군과 짧은 전쟁을 벌였다.
진주만 기습 이후 대한민국 임시정부는 미국과 중국을 상대로 적극적인 독립 청원 운동에 나섰다. 그 노력의 결실로 1943년 11월 카이로 회담에서 처음으로 조선의 독립이 공식적으로 거론되었다. 어떤 이들은 열강들이 말로만 조선 독립을 운운했을 뿐이라며 카이로 선언의 의미를 축소하기도 하지만 오키나와, 타이완처럼 중국이나 일본의 일부가 아닌 당당한 독립 국가로 인정받았다는 사실만으로도 우리에게는 의미가 결코 작지 않다. 일본이 마지막까지 조선을 손에서 놓지 않으려 했다는 점에서 만약 카이로 회담에서 조선의 독립을 못 박아 두지 않았더라면 조기 종전의 압박을 받고 있었던 트루먼 행정부는 조선을 일본 영토로 인정할 수도 있었다. 우리가 교실에서 배우지 못하는 태평양전쟁의 또 다른 역사이기도 하다.

우리 역사와의 관련성 등 중요성에 비해 ‘통사’는 한 권도 없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중에는 태평양전쟁을 다룬 책을 찾아보기 어렵다. 제아무리 우리 사회가 전쟁사 불모지대라고 하지만 제2차 세계대전과 관련해서 영국의 명망 있는 군사 역사가인 존 키건 교수의 책을 비롯해 권위 있는 전문 서적들을 제법 찾아볼 수 있다. 심지어 대표적인 마이너 분야로 꼽히는 독소전쟁에 대해서도 리처드 오버리의 『스탈린과 히틀러의 전쟁』, 데이비드 글랜츠의 『독소전쟁사 1941~1945』, 앤서니 비버의 『피의 기록 스탈린그라드』 등 몇 권의 책이 나와 있다. 반면 태평양전쟁과 관련해서는 가토 요코 교수의 『왜 전쟁까지』를 비롯해 주로 일본인들의 시각에서 제국주의 일본이 패망하게 된 이유를 분석하거나 일본 군인들의 수기가 대부분이고 막상 전쟁 전반을 다룬 통사는 단 한 권도 없다. 기껏해야 제2차 세계대전의 한 단락을 차지해 간략하게 설명할 뿐이다. 우리 역사와도 깊은 관련이 있는 태평양전쟁이 어째서 그토록 사람들에게 무관심하게 치부되었는지 이해하기 어렵다. 그런 점에서 존 톨런드의 『일본 제국 패망사』의 번역 출간은 큰 의미가 있다.
저자인 존 톨런드는 미국에서 대표적인 논픽션 작가이자 역사가로 퓰리처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그의 여러 저서 중에서 『6·25전쟁(전2권)』과 『아돌프 히틀러 결정판(전2권)』은 국내에도 이미 출간되어 있다. 톨런드의 대표작 중 하나인 『일본 제국 패망사』는 일본이 진주만 기습을 일으키기까지의 복잡했던 과정과 주요 전투, 그리고 패망에 이르기까지의 상황을 드라마틱하게 묘사하고 있다. 특유의 필력과 세밀한 묘사, 흥미진진한 전개는 독자들로 하여금 완전히 몰입하게 만들어준다.

질 줄 알면서도 ‘요행’을 바란 무모한 전쟁

태평양전쟁은 기묘한 전쟁이었다. 캘리포니아 정도의 크기밖에 안 되는 나라가 무엇 때문에 진주만을 공격했고 열 배는 더 강한 적과 죽기 살기로 싸우는 자살행위나 다름없는 행동을 했단 말인가?
실제로 결과는 그야말로 참담했다. 전 국토가 초토화되고 300만 명이 넘는 군인과 민간인이 죽었으며 원자 폭탄이라는 가공할 무기까지 얻어맞은 끝에 백기를 들었다. 아이러니한 사실은 일본 지도부도 처음부터 이렇게 되리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는 점이다. 히틀러 또한 소련을 공격했다가 전세가 역전되면서 결국 패망했지만 어디까지나 소련의 역량을 오판했기 때문이지 처음부터 천운을 걸고 전쟁을 일으키지는 않았다. 히틀러는 물론이고, 참모총장인 할더를 비롯해 독일군 수뇌부와 미국, 영국조차 짧으면 한 달, 길어야 반년 안에 소련이 항복할 것이라는 예상이 대세였다.
반면 일본은 정반대였다. 연합함대 사령관이자 해군의 실질적인 총수였던 야마모토 이소로쿠 해군 대장이 대미 개전을 앞두고 고노에 총리가 미국과 전쟁을 했을 때 얼마나 승산이 있냐고 묻자 “처음 6개월에서 1년 정도는 우세하겠지만 그 뒤는 장담할 수 없다”라면서 전쟁을 반대했다는 것은 잘 알려진 일화다. 야마모토만이 아니라 미국과의 싸움은 어떻게든 피하고 싶다는 것이 해군의 속마음이었다. 오랫동안 태평양에서 미국과 경쟁했던 이들로서는 누구보다 미국의 역량이 얼마나 거대한지 모르지 않았기 때문이다.
즉, 전쟁의 주역으로서 가장 강경해야 할 해군이 시작하기도 전에 꼬리부터 내리는 판이었다. 해군 군령부 총장 후시미노미야 히로야스 친왕은 천황에게 “준비가 부족하니 경솔하게 전쟁에 나서면 안 된다”고 보고해 육군의 분노를 사기도 했다. 하지만 육군 수뇌부 역시 앞에서는 기세등등하게 호전적인 말을 일삼으면서도 막상 뒤로는 우물쭈물하며 눈치를 보고 책임을 떠넘겼다. 해군은 해군대로 에둘러 얘기할 뿐, 육군 앞에서 우는소리를 할 수 없다는 자존심을 내세워 확실하게 “이 싸움은 승산이 없다”고 잘라 말하지도 못했다.

국가 전체의 판단능력 마비

군부의 입장이 싸우자는 것도, 싸우지 말자는 것도 아니다보니 일본 내각은 근 1년 동안 대미 개전을 놓고 지루한 논쟁을 벌였다. 그 한심한 작태를 보다 못한 천황이 황실의 전례를 깨고 군부의 모호한 태도를 질책하면서 전쟁을 피할 방법을 찾아보라고 명령할 정도였다. 또한 이들의 속내에는 동맹국인 나치 독일이 승승장구하는 마당에 기회를 놓치지 말고 재빨리 전쟁에 끼어든다면 그 승리에 편승해 한몫 챙길 수 있을 것이라는 기회주의적인 욕심도 깔려 있었다. 전쟁에는 자신이 없지만 욕심은 버릴 수 없고 독일이 있는 이상 어떻게든 되지 않을까 하는 허황된 생각에 국가 전체의 판단능력이 마비된 셈이다.
패전 이후 일본 사회에서는 전쟁을 비판하고 반성하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터져 나왔다. 물론 여기서의 비판과 반성은 주변국에 대한 침략 전쟁과 전쟁 범죄가 아니라 질 것이 뻔한 이런 무모한 전쟁을 일으켜 나라를 결딴낸 그 책임이 누구한테 있는지였다. 일본군으로 복무해 직접 전쟁에 참여했던 군인들은 참전 수기에서 자신들이 몸소 체감했던 일본군의 수많은 병폐와 모순을 신랄하게 지적한다. 이런 모습은 똑같이 전쟁에는 졌지만 자신들의 군대가 세계 최강이었음을 은근히 자부하는 독일 참전 군인들의 회고록과는 대조적이다. 하지만 독일인들이 나치 시절의 과거사를 완전히 청산하고 주변국들과 협력을 강화하는 반면, 일본 정치인들은 극우 세력들의 표를 의식하는 데 급급한 나머지 걸핏하면 주변국을 자극하는 발언을 일삼아 제 무덤을 파고 있다. 최근에는 한국에 대한 경제 보복에까지 나섰다. 전후의 수많은 ‘반쪽짜리’ 반성조차 별다른 깨달음을 주지 못했음이 분명해 보인다.

이 책의 특징이자 장점

존 톨런드의 『일본 제국 패망사』의 원제는 “The Rising Sun”, 즉 “떠오르는 태양”이다. 일본 욱일기의 상승하는 의미를 패전과 패망이라는 하강하는 이미지와 중첩시켜 역설적 효과를 노린 표현이다. 한 편의 장대한 비극드라마를 감상하려는 ‘미학적’인 자세도 읽힌다. 서양인의 눈에 동양의 이해할 수 없는 무모함, 자존심, 자기희생과 기이한 욕망 등이 자못 ‘숭고’의 감정을 불러일으켰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한국어판에서는 그런 감상적인 태도는 배제하고자 했고 원서의 부제에 해당하는 것을 제목으로 삼았다. ‘일본 제국의 쇠망’이라는 부제가 바로 이 책의 핵심 내용이기 때문이다.
가장 두드러지는 이 책의 특장점은 첫째, 전쟁의 전개과정을 일목요연한 통사적 구조로 묘사했다는 점이다. 그래서 시작부터 끝까지 전모를 낱낱이 꿸 수 있다.
둘째, 방대한 자료와 인터뷰, 관련 인물들의 적극적 협조를 바탕으로 쓰였다는 점이다. 수백 명의 사람을 만나 기록을 보여주고 인터뷰를 통해 교차·확인했다. 처음엔 입을 굳게 다물었던 일본의 전쟁 관련자들은 시간이 지나면서 경쟁하듯이 당시를 증언하기 시작했다. 이 책의 현장감과 박진감은 이들의 생생한 기억에 많은 부분을 빚지고 있다.
셋째, 전쟁 당시 도쿄 최상층부에서 수많은 결정이 이뤄지는 과정을 옆에서 지켜본 듯 묘사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것은 어전회의와 연락회의의 기록들, 타다 남은 부분으로 추정되는 고노에 전 총리의 일기, 육군 원수 스기야마 장군의 1000페이지짜리 메모 등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무엇보다 천황의 최측근이었던 기도 고이치 후작, 천황의 막냇동생인 미카사 친왕, 진주만 공격과 미드웨이 해전을 실질적으로 지휘했던 구사카 류노스케 제독, 도조가 가장 신뢰하는 친구였던 사토 겐료 장군 등이 자발적으로 불행한 과거에 대해 오랫동안 저자와 자유롭게 의견을 나누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셋째, 이 책은 전쟁을 한 편의 드라마로 묘사하고 있다. 드라마에서 필요한 것은 사건의 플롯과 인물들 간의 갈등과 대결, 구체적인 상황에 대한 묘사다. 특히 태평양에서 벌어진 해전에 대한 구체적인 묘사는 압권이다. 미군의 상륙작전과 이에 맞선 일본군의 처절한 옥쇄공격의 전개과정을 읽는 것도 이 책의 묘미다.

 

목차

 

머리말

제1부 전쟁의 뿌리

제1장 게코쿠조
제2장 루거우차오를 향해
제3장 그렇다면 전쟁은 절망적이겠군

제2부 잔뜩 찌푸린 구름

제4장 백지상태에서 다시 시작하라
제5장 운명의 메모
제6장 Z 작전
제7장 이 전쟁은 생각보다 더 빨리 끝날지도 모른다

제3부 반자이!

제8장 우린 뒤돌아보지 않는다
제9장 우리 앞에 놓인 험난한 세월
제10장 헛된 희망과 확실한 패배를 위해
제11장 자비는 전쟁을 더 길어지게 만들 뿐이다
제12장 부끄럽지는 않아도
제13장 전세가 역전되다

제4부 죽음의 섬

제14장 슈스트링 작전
제15장 녹색 지옥
제16장 나는 1만 명의 죽음을 책임져야 한다
제17장 싸움이 끝나다

제5부 힘을 모으다

제18장 생쥐들과 인간의 연합
제19장 마리아나 제도를 향해
제20장 칠생보국하리!

제6부 결전

제21장 정신을 잃지 말 것
제22장 레이테만 전투
제23장 브레이크넥 능선 전투
제24장 괴멸

제7부 쓰라린 결말 너머

제25장 절호의 기회
제26장 불 꺼진 지옥 같이
제27장 에도의 꽃
제28장 최후의 돌격
제29장 철의 태풍
제30장 패잔병

제8부 1억 총옥쇄

제31장 평화를 찾아서
제32장 당신이 걱정해야 할 것은 어떤 결정이 아닙니다
제33장 히로시마
제34장 ……그리고 나가사키
제35장 견딜 수 없는 것을 견뎌야
제36장 궁성 반란
제37장 학의 목소리

에필로그

감사의 글
감수자 말
출처
주석
찾아보기

 

< 내용 출처 : 교보문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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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ukj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