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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이 바꾼 세계의 역사 : 인류를 위협한 전염병과 최고 권력자들의 질병에 대한 기록

/ 로날트 D. 게르슈테  909 G383wKㄱ  사회과학열람실(3층)

 

 

책소개

 

페스트와 천연두, 에이즈까지 인류를 위협한 전염병과
알렉산더 대왕부터 히틀러까지 최고 권력자들의 질병에 대한 기록

히틀러가 제1차 세계대전에서 실명의 위기를 겪지 않았다면 화가를 그만두고 정치에 뛰어들었을까? 프랭클린 루스벨트가 소아마비에 걸리지 않았다면 역경을 극복해내고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지도자의 이미지로 대통령에 당선될 수 있었을까? 알렉산드로스 대왕이 원정 중 사망하지 않았다면 유럽의 역사는 어떻게 바뀌었을까? 잉글랜드 메리 여왕의 ‘상상 임신’ 덕에 영국은 오늘날 스페인어가 아니라 영어를 쓸 수 있게 되었다고?

질병은 수많은 사람들의 생명을 위협하여 역사에 영향을 미치기도 했지만 그중에서도 역사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 인물들의 건강과 목숨을 앗아감으로써 역사의 흐름을 바꾸기도 했다. 『질병이 바꾼 세계의 역사』는 역사상 가장 많은 질병은 무엇이며 최고 권력자들 무너뜨린 질병은 무엇인지를 통해 역사를 바라본다.

페스트, 콜레라, 유행성 독감(인플루엔자) 같은 범유행성 질병은 그 시작과 진행과정이 상당히 유사하게 진행된다. 최초의 발병자가 있고, 이후 교통수단을 통해 점점 더 넓은 지역으로 퍼져나간다. 역사의 발전과 더불어 교통수단 또한 발전하면서 전염병의 전파 속도는 기하급수적으로 빨라진다. 과거에나 지금이나 치명적인 범유행병이 퍼지면 각국은 국경을 봉쇄하여 유행병의 감염을 막으려 노력하지만 질병은 어떻게든 바리케이트를 뚫고 들어와 1차 감염자를 만들고, 백신과 치료약이 만들어질 때까지 인류를 괴롭히며 역사를 바꾸어 나간다.

 

출판사 서평

 

역사상 가장 많은 인명을 앗아간 질병은? 황제와 대통령, 총리와 독재자에 이르기까지, 질병은 어떻게 그들을 무너뜨리고 세계의 역사를 바꾸었는가?

고대로부터 인류의 역사는 질병과의 싸움으로 점철되었다. 수많은 인명을 앗아가고 한 종족의 씨를 거의 말린 페스트와 천연두, 콜레라와 같은 무서운 전염병도 시간이 지나면서 원인을 밝혀내고 치료약이 개발되면서 인류는 어느 정도 위협에서 벗어난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역사를 돌이켜봤을 때, 인류는 항상 또 다른 새로운 전염병의 위협 앞에 다시 놓이곤 했다. 치명적인 독감 인플루엔자와 에이즈 역시 아직 완전한 예방과 치료약을 찾지 못한 상태다. 병은 또한 국경의 높은 장벽을 가볍게 넘으며 남녀노소와 지위고하를 가리지 않는다. 거리의 하층민에서 최고 권력자에 이르기까지 질병은 한 집안을 무너뜨리고 때로는 한 나라의 운명을 좌우한다. 저자는 다음과 같이 묻는다.

- 알렉산드로스 대왕이 33살의 이른 나이에 죽지 않았더라면?
- 악마의 저주, 매독으로 쓰러진 권력자들은 누구일까?
- 로마 황제들이 유독 정신병으로 시달린 이유는?
- 잉글랜드 여왕, 메리 튜더의 임신이 ‘상상’에 그치지 않았다면?
- 히틀러의 시력이 약해지지 않고 그가 그냥 화가로 지냈다면?
- 레닌이 53세에 극심한 동맥경화로 사망하지 않았더라면?
- 타고난 약골인 케네디 대통령이 건강한 이미지로만 기억되는 이유는?

그렇다면 역사상 가장 많은 수의 희생자를 낸 전염병은 무엇이었을까? 중세의 흑사병 혹은 콜레라, 아니면 20세기 초반 대유행했던 스페인 독감일 것이라고 추측하기 쉽다. 그러나 저자에 따르면 가장 많은 인명을 앗아간 병은 다름 아닌 ‘결핵’이었다. 결핵으로 죽은 사람은 지난 200년 동안만 약 10억 명에 이른다. 결핵은 또한 20세기 주요 사망원인 중 1~2위를 다투는 주요 질환 중 하나였다. 20세기 초반에는 유럽에서 7명 중 1명이 폐결핵으로 사망했다고 하니 실로 무서운 병이 아닐 수 없었다. 반면 페스트가 가장 공포스러운 전염병으로 역사에 기록된 것은 짧은 기간에 막대한 사망자를 냈기 때문이다. 발생 5년 만에(1347~1352) 1,800만 명 정도가 사망했는데 이는 당시 유럽 인구의 3분의 1 내지 4분의 1에 해당하는 숫자였다. 사회구조적으로 가장 큰 변화를 몰고 온 질병도 페스트였다. 세계사의 흐름을 바꾼 치명적인 전염병을 숫자로 살펴보고 그로 인한 사회적 변화를 짧게 살펴보자.

페스트 : 14세기 영국에서는 인구의 40~50퍼센트가 사망하였으며, 중국에서는 인구의 3분의 1 정도인 3,500만 명이 사망했다. 또한 노르망디 지역에서는 인구의 70퍼센트 가량이 감소했다는 기록이 있다. -- 페스트로 수많은 사람들이 사망하면서 살아남은 자들은 사회적, 경제적 상황이 호전되는 이점을 누렸다. 모든 분야에서 노동력이 부족해졌기 때문이다. 서유럽과 북유럽을 비롯해 유럽 내 수많은 지역에서 노동자들의 임금이 상승했고 농노를 구하기 힘들어져 노예를 부릴 수 있는 기회는 더 이상 주어지지 않았다. 식량 부족을 걱정할 필요도 없어졌다. 페스트가 번지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유럽 대부분 지역은 기근과 빈곤에 시달렸다. 하지만 1352년 이후 인구수가 급감하면서 살아남은 이들은 이제 제한된 자원을 보다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시작하면서 사회가 발전하기 시작했다.

매독 : 15세기 이후 약 400년 간 유럽에서만 약1,000만 명이 사망했으며, 19세기 말 프랑스 파리 인구의 15퍼센트가 매독 환자. -- 중세는 독실한 신앙과 종교적 규율을 강조하는 사회였지만, 그것과는 상관없이 모두들 육체적 쾌락을 즐겼다. 하지만 매독이 발발하면서 혼외정사나 혼전 성교 등 자녀를 낳기 위한 목적이 아닌 모든 종류의 성관계에 대한 비난도 대대적으로 들끓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유럽 내 많은 지역에서 금욕적인 분위기가 조성되었다.

천연두 : 20세기에만 약 3억 명이, 역사적으로는 5억 명이 천연두로 사망했다고 추정된다. 유럽에서만 18세기 이전까지 매년 40만 명 이상, 18세기에 유럽에서는 천연두로 25년 동안 약 1,500만 명이 사망했다. 특히 아동은 감염될 경우 80퍼센트가 사망했다. -- 16세기 유럽인들이 신대륙에 유입되면서, 천연두 바이러스가 아스테카 왕국과 잉카 왕국을 비롯한 신대륙 원주민들에게 퍼졌고, 이에 대한 면역 체계가 없었던 원주민들은 천연두에 걸려 인구의 30퍼센트가 사망했다. 그 결과 유럽인들은 매우 손쉽게 신대륙을 차지할 수 있었다.

콜레라 : 19세기 콜레라로 인도에서만 1,500만 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19세기 유럽의 경우, 독일의 대도시에서는 주민의 1퍼센트 정도가 사망했고, 프랑스에서는 약 1만 8,000명이, 영국에서는 2만 여 명이 희생되었다. -- 1854년 존 스노우가 질병지도를 통해 콜레라가 수인성 질병임을 밝혀내면서 깨끗한 물에 대한 필요성이 대두되었고, 많은 도시에서 공중위생 환경이 개선되었다. 운하를 정비하고, 깨끗한 식수 공급을 위해 노력했으며, 식수와 하수를 철저히 구분한 것이었다.

독감 : 1918~1920 발생한 독감으로 전 세계 약 5억 명이 감염되었고 적게는 2,500만에서 많게는 1억 명까지 사망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당시 세계 인구의 약 5퍼센트에 해당되는 수치다. -- 스페인 독감의 유행으로 예방접종과 의료기관 종사자의 안전이 중요하다는 점이 부각되었다. 스페인 독감 확산 초기에 의료종사자가 많이 감염되면서 병원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희생자가 늘었기 때문이다.

에이즈 : 1980년대 말까지 10만 병이 발병하였고 그 중 대부분이 면역결핍증으로 사망했다. 현재까지 약 3,900만 명이 에이즈로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공식적으로 최근 100년간 유행한 전염병 중 가장 많은 사망자 수다. 2017년 한 해 동안 에이즈와 관련된 질병(폐렴을 비롯한 감염성 질환들)으로 사망한 이는 94만 명에 달한다. -- 초기 에이즈 환자들 대부분이 동성애자였기 때문에 당시 사회에서는 에이즈에 대한 공포로 동성애자 같은 성소수자에 대한 반감이 거세졌다. 이 같은 오해로 성소수자들은 오히려 자신들끼리 연대의식을 갖게 되었고, 자신들의 권리를 적극적으로 요구하는 사회운동에 나서게 된다. 이에 여러 인권단체에서 이들에게 동조함으로써 전 세계적으로 성소수자 권리 확대 움직임이 일어나게 되었다.

결핵 : 결핵은 현재에도 전 세계 많은 지역에서 발생하고 있으며, 전문가들은 세계 인구 중 3분의 1이 결핵균에 감염되었을 것이라고 추정한다. 현재까지도 전 세계적으로 매년 800만 명의 새로운 환자가 발생하며, 연간 100만 명 이상의 사망자를 발생시킨다고 한다. -- 19세기에 유럽에서 유행했던 결핵은 젊은 희생자들을 양산하여, 젊은이들의 세계관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 특히 작가나 화가, 음악가 등 예술가들이 결핵에 걸려 사망하면서 결핵이 재능 있는 사람들이 걸리는 질병으로 미화되기도 했다. 결핵을 소재로 한 많은 예술 작품들이 나왔는데 노르웨이의 화가 에드바르 뭉크는 〈아픈 아이〉라는 작품을 통해 결핵으로 죽은 누이를 애도했고, 독일의 소설가 토마스 만이 쓴 〈마의 산〉은 스위스 다보스에 위치한 결핵 요양원이 작품의 배경을 이루고 있다. 당시 맑은 공기를 마시면 병이 낫는다고 믿은 많은 사람들이 스위스를 찾았고 오늘날 세계 경제포럼으로 유명한 다보스는 결핵 요양원으로 경제적 부를 쌓은 도시였다.

 

목차

프롤로그

바빌로니아에서의 죽음-요절한 대왕 알렉산드로스 15
로마제국-정신병에 걸린 황제들 29
유럽의 흑사병-페스트 37
슈타우펜 왕조의 종말 - ‘세계적 경이’ 프리드리히 2세 55
애정 행위의 어두운 그림자-매독 65
눈앞에서 무산된 영국과 스페인의 통합-메리 튜더의 상상임신 79
뤼첸에서의 죽음-방향감각을 상실한 구스타브 2세 아돌프 99
전염병이 발발했다!-천연두 113
죽음을 부르는 수술-기사 테일러와 지휘자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 123
근세 초기에 대두된 질병-통풍 131
형제 최후의 여행-로렌스 & 조지 워싱턴 139
세계를 휩쓴 전염병-콜레라 전성시대 149
불신의 씨앗-우드로 윌슨 177
탄생하려다가 만 독일의 민주주의-프리드리히 3세 177
불신의 씨앗과 뇌졸중 - 우드로 윌슨 195
죽음의 인플루엔자-독감 211
굳어버린 혁명가의 뇌-블라디미르 일리치 레닌 215
바이마르공화국의 상징-프리트리히 에베르트 227
‘아름다운’ 질병-결핵 241
건강염려증 환자-히틀러 253
얄타 회담과 병약한 대통령-프랭클린 D. 루스벨트 265
크렘린과 백악관의 편집증-스탈린과 닉슨 285
담낭 질환과 수에즈 위기-앤서니 이든 총리의 오판 299
호르몬 과잉? 호르몬 결핍? 혹은 둘 다?- 베일에 싸인 존 F. 케네디의 병력과 생애 309
거짓의 궁전 엘리제-프랑수아 미테랑 325
쾌락은 잠시지만 고통은 영원하다- 에이즈 333
모스크바의 ‘노인 정치’-브레즈네프, 안드로포프, 체르넨코 339

에필로그-황제의 왼팔, 총리의 심장, 역사상 가장 건강한 대통령

부록 주

 

< 내용 출처 : 교보문고 >

:
Posted by sukji

 

 

서민 교수의 의학 세계사 : 주술사부터 AI 의사까지, 세계사의 지형을 바꾼 의학의 결정적 장면들!  / 서민

610.9 서39ㅇ

자연과학열람실(4층)

 

 

책소개

 

의학의 눈으로 바라본 세계사의 풍경!

20년째 의대에서 강의 중인 의학자인 서민 교수가 의학의 발전으로 달라지는 세계사의 결정적 장면들을 재기발랄한 언어로 전하는 『서민 교수의 의학 세계사』. 《서민적 글쓰기》에서 책을 읽고 글을 쓰는 삶의 소중함을 말하고 《서민적 정치》에서 유쾌한 반어법과 비틀어 보기를 통해 한국 정치가 나아갈 길을 보여주었던 저자가 특유의 재치와 유머가 살아 있는 스토리텔링으로 병과 인간의 치열한 전쟁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이야기는 1991년 알프스산에서 발견된 신석기인 외치가 외계인과 함께 지병인 ‘심장병’을 고치기 위해 시공간을 넘나들며 의학이 발전했던 곳으로 날아가며 시작된다. 유럽뿐만 아니라 아시아, 아메리카 지역에서 의사를 찾고, 그들과 교류하며 의학은 어떻게 발전할 수 있었는지 살펴보고, 시간대를 달리하며 만나게 된 의학자들의 이야기와 최첨단 의학 속에서도 한계를 발견하며 현대 한국까지 도착한다.

병에 대항하기 위해 인간은 신석기시대의 문신부터 차츰 과학적으로 치료 방법을 알아가고, 그것을 후대에 전했다. 처음부터 큰 병을 치료하지는 못하더라도 인간을 알아가며 병의 원인을 알아가고, 치료를 배워갔다. 현대인들에게 가장 무섭고 두려운 병인 암은 정복 가능한 것처럼 보이면서 인간을 절망하게 하지만 저자는 고대부터 현대까지 암을 이해하기 위해 학자들이 어떻게 노력했는지, 암을 정복하기 위한 현재 기술이 어디까지 왔는지 보여주며 현대의학이 어떤 형태로 발전할 준비가 되어 있는지를 독자들에게 설명한다.

 

 

 

출판사 서평

 

 

“세계사가 의학의 발전을 견인했다면,

향후는 의학이 세계사를 바꿀 것이다.“

주술사부터 AI 의학까지, 세계사의 지형을 바꾼 의학의 결정적 장면들!
< 기생충 열전> 이후 서민 교수의 두 번째 의학 교양서!

좌충우돌! 종횡무진! 한국의 정치·경제·사회를 유쾌한 반어법과 비틀어보기로 풀어내던 서민 교수가 이번엔 본업인 의학으로 돌아왔다. 서민 교수는 글쓰기로 더 알려졌지만, 본업은 사실 20년째 의대에서 강의 중인 의학자이다.《서민 교수의 의학 세계사》는 의학의 발전으로 달라지는 세계사의 결정적 장면들을 재기발랄한 언어로 전한다.
서민 교수는 독자들에게 의학과 세계사의 변화를 생생하게 보여주기 위해 시공간을 넘나드는 ‘타임 슬립’을 사용한다. 알프스의 얼음 속에 잠들었던 신석기인 ‘외치’가 깨어나, 외계인과 함께 지병인 ‘심장병’을 고치기 위해 날아간다. 유럽뿐만 아니라 아시아, 아메리카 지역에서 의사를 찾고, 그들과 교류하며 AI 시대를 맞고 있는 오늘의 대한민국에까지 이른다. 서민 교수 특유의 재치와 유머가 살아 있는 스토리텔링 덕분에 독자들은 책을 펴자마자 문자 그대로 ‘타임 슬립’ - 시간을 잃어버릴지도 모른다. 의사와 인공지능, 백신반대 운동, 슈퍼바이러스 이야기 등, 여전히 의학에 남은 숙제들을 읽다 보면 의학을 아는 것이야말로 자신과 모두의 삶을 지키는 중요한 일임을 깨닫게 된다.
21세기이 시작된 지금, 현대의학의 업적은 눈부시다. 하지만 의학의 으뜸가는 목표, 즉 모든 사람이 건강을 누리게 하는 일은 여전히 손에 닿지 않는 먼 곳에 있는 듯하다.《서민 교수의 의학 세계사》는 의사가 되고 싶은 많은 청소년들과 부모님들에게 의학이라는 위대한 지적 도전을 권유하는 멋진 의학 입문서이기도 하다. 독자들은 의학자들의 치열한 도전기를 읽으며 재미뿐만 아니라 의학의 눈으로 바라본 세계사의 풍경을 새로이 만날 수 있다.

“전쟁과 전염병보다 더 강한 것은
멸종을 막으려는 인간의 열정이었다!”

2017년, 세계보건기구(WHO)와 영국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5개 회원국의 기대수명을 분석하여 그 결과를 의학저널 《랜싯》에 실었다. 《랜싯》에 따르면 한국 여성의 기대수명이 세계 최초로 90살을 넘어섰다. 또한 한국 남성의 기대 수명도 처음으로 세계 1위에 올라섰다. 튼튼한 의료보험제도와 쉽게 접할 수 있는 의료서비스를 감안하면, 당연한 결과일 것이다.
한국인들뿐만 아니라 현대인들의 평균수명은 꾸준히 늘어났다. 공중위생을 관리하는 시스템이 안착되고, 예방접종의 발달로 영유아들의 사망률이 낮아졌다. 정치적으로 안정되면서 성인도 안전하게 노년을 보낼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건강뿐만 아니라 의학 수준을 나타내는 척도인 기대수명은 갑자기 늘어난 것은 아니다. 1900년대 미국만 보더라도 평균 기대수명이 40살이었으며, 영아사망률은 25퍼센트에 달했다. 과연 어떻게 인간은 꾸준히 건강한 삶을 확보했을까
우리의 삶을 이해하기 위한 가장 정확한 도구는 역사다. 난해하고 어려워 보이는 의학 역시도 역사의 틀을 통해 바라볼 때 더 풍성하게 이해할 수 있다. 특히 AI로 대변되는 새 시대의 의학을 알아보기 위해선 의학의 역사를 꼭 살펴봐야 한다. 평균수명 100세 시대를 넘보던 인류는 불과 반세기 전까지만 해도 전염병과 굶주림으로 인구의 절반이 사춘기를 넘기지 못했다. 지금은 상처가 났을 때 항생제 연고를 사용하지만, 100년 전만 해도 감염 때문에 사람이 죽는 일이 허다했다. 타인의 죽음이 현대인들에게 낯설고 어색할지 모르지만, 과거에는 죽음이 곧 일상이었다.
《서민적 글쓰기》에서 책을 읽고 글을 쓰는 삶의 소중함을 말하고 《서민적 정치》에서 유쾌한 반어법과 비틀어 보기를 통해 한국 정치가 나아갈 길을 보여주던 서민 교수. 신문사 칼럼니스트로 활동하며 종횡무진 글쓰기를 보여주던 그가 이번에 본업인 의학으로 돌아왔다. 《서민 교수의 의학 세계사》는 20년째 의과대학에서 강의 중인 그가 시간이 지날수록 진화하는 의학과 의학의 발전으로 달라지는 세계사의 결정적 장면들을 독자들에게 생생한 언어로 전한다.
서민 교수는 독자들에게 의학과 세계사의 변화를 선명하게 보여주기 위해 ‘타임 슬립’이라는 방법을 사용한다. 1991년 알프스산에서 발견된 신석기인 외치가 외계인과 함께 지병인 ‘심장병’을 고치기 위해 시공간을 넘나들며 가장 의학이 발전했던 곳으로 날아간다. 풍부한 사례를 통해 독자들에게 의학뿐만 아니라 세계사적 지식을 충분히 전달한다. 유럽뿐만 아니라 아시아, 아메리카 지역에서 의사를 찾고, 그들과 교류하며 의학은 어떻게 발전할 수 있었는지 살펴본다. 시간대를 달리하며 만나게 된 의학자들의 이야기와 최첨단 의학 속에서도 한계를 발견하며 현대 한국까지 도착한다. 서민 교수 특유의 재치와 유머가 살아 있는 스토리텔링 덕분에 독자들은 책을 펴자마자 시간을 잊어버릴지도 모른다.
의학의 역사라 하여 과거만 들여다보는 것은 아니다. 서민 교수는 이 책에서 특유의 발랄한 시선을 잃지 않고 현대의학이 어떤 형태로 발전할 준비가 되어 있는지를 독자들에게 설명한다. AI시대의 의사에게 중요한 요소는 환자와 교감할 수 있는 능력이며 그것이 인간과 기술을 나눈다는 이야기는 의학이 다루는 대상은 ‘사람’이라는 사실을 환기시킨다. 또한 의사와 인공지능은 적이 아니라 서로 더불어 발전하다 보면 더 많은 사람을 치료할 수 있다는 지적은 의학의 기본을 생각하게 만든다. 백신반대 운동, 슈퍼바이러스 이야기 등, 서민 교수와 함께 여전히 의학에 남은 숙제들을 읽다 보면 의학을 아는 것이야말로 자신과 모두의 삶을 지키는 중요한 일임을 깨닫게 된다.
병, 세계를 흔들다!
‘병’이 한 시대를 무너뜨렸다는 이야기는 낯설게 들릴지 모른다. 중세시대를 보자. 당시 지식인은 가톨릭 사제들이었다. 사제들은 의사가 아니었지만, 약초 등을 이용해 사람들을 치료했다. 의사보다 사제가 더 환자들의 신임을 받았던 중세지만, 유럽 인구를 죽음으로 휩쓰는 흑사병 앞에서는 제아무리 사제라도 무력했다. 흑사병에서 구해달라고 사제들의 조언을 들으며 신에게 빌었지만, 흑사병은 사람을 가리지 않고 ‘학살’한다. 교회가 흑사병에 어떤 대처도 못하는 것을 보며 사람들은 교회와 신에 대한 믿음을 거둔다.
당시 사제들의 사망률도 문제였다. 일반인의 사망률이 30퍼센트인데 사제의 사망률은 42~45퍼센트에 달했다는 기록이 있을 정도로 많은 사제들이 죽었다. 환자를 치료하려던 이들이 치료는커녕 병에 걸려 죽었으니, 신뢰는 무너지기 마련이다. 흑사병은 신 중심의 세계를 철저하게 무너뜨린다. 말 그대로 병이 세상을 바꾼 것. 흑사병이 아니었다면 이후 철학자들이 신에게서 인간으로 세상의 중심을 옮길 수 있었을까
신권이 하락하는 것과는 달리 왕권은 강화된다. 흑사병 대유행을 끝낸 것은 신이 아니라 국가가 만들기 시작한 위생과 검역 절차였다. 검역에 대한 인식이 널리 퍼지면서 15세기 들어 유럽 각국은 방역 시스템을 갖추기 시작했다. 동시에 여행증명서도 발급했다. 일단 여행객이 다른 나라의 국경을 통과하려면 한 달 이상의 법적 검역 절차를 밟아야 했다.
서민 교수는 ‘병’이 꼭 나쁜 것만은 아니라고 말한다. 흑사병을 경험하지 않았다면 사람들이 새로운 제도를 만들고 생각을 발전시킬 수 있었을까 흑사병을 어떻게든 막고 피하려는 생각 덕분에 이탈리아의 베네치아에서는 외국에서 배가 오면 멀리 떨어진 섬에 선원들을 40일 동안 격리하고 흑사병에 걸리지 않았다는 것을 확인한 후에야 도시로 들어올 수 있게 허가했다. 쿼런틴(검역)은 현재도 시행 중이다. 전 세계 모든 공항이나 항만에서 이뤄지는 검역은 흑사병이 시초가 되어 만들어진 것이다. 쿼런틴을 시행한 이후에도 전염병은 유럽을 휩쓸었지만 검역 덕분에 흑사병의 전염 속도는 현저히 둔화되기 시작했다. 중세시대로 타임슬립한 아이스맨 외치가 치료는커녕 살아남는 데 급급했을 때, 외계인이 검역을 실시했던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 된 것이다.

 

 

 

목차

 

 

프롤로그: 의학| 세계사의 지형을 바꾸다

1부 / 고대 기원전 5300년 ~ 207년
신의 시대: 형벌과 마법사

문신| 신석기시대의 마지막 치료법
파피루스| 당뇨병까지 기록된 고대 최고의 의학 문서
히포크라테스와 갈레노스| 아무도 두 천재를 넘어설 수 없다
화타| 마취약을 사용해 수술하던 외과의

2부 / 중세와 르네상스 1025년 ~ 1638년
인간의 시대: 낯설지만 아름다운 도전

이븐 시나| 약학의 토대를 만든 아랍의 학자
흑사병| 중세 교회의 권위를 추락시키다
파라셀수스| 의학계의 마르틴 루터
퀴닌| 신항로 개척시대가 발견한 말라리아 치료제

3부 / 근대 1854년 ~ 1941년
발견의 시대: 문명과 충돌| 질병과의 전쟁

상하수도의 발견| 해답은 물이다
천연두 백신| 인도의 풍토병이 전 세계로 퍼진 까닭은?
영상의학| 해부 없이 인간의 몸 들여다보기
페니실린| 2차 세계대전의 진정한 승리자

4부 / 현대 1961년 ~ 현재
예방의 시대: 나는 너의 병을 알고 있다

탈리도마이드| 입덧방지제가 탄생시킨 의학의 윤리
정신건강의학| 사람의 마음이 감기에 걸릴 때
암과의 전쟁| 과연 승자는 누구일까?
장기이식| 인간이 만든 기적의 순간
인간게놈프로젝트| 친자확인부터 질병 치료까지

부록. 아이스맨 외치는 살 수 있을까?
부록. 한눈에 알아보는 한국의학사

에필로그: AI시대의 의학의 미래는?
참고문헌

 

< 내용 출처 : 교보문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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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ukj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