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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 서울 안 가도 할 수 있다…‘웹툰 클러스터’ 만드는 대전시

 

 

방은우(필명) 작가가 지난달 28일 대전 웹툰 캠퍼스의 작가실에서 웹툰 작업을 하고 있다. 최예린 기자

 

웹툰 작가 방은우(필명·31)씨는 2019년 7월 웹툰 <사형수 실화냐>로 데뷔했다. 입문 4년 만에 낸 첫 작품이다. 반응은 크지 않았다. 웹툰 작가 생활을 접어야 하나 고민했지만 포기하기엔 이르다고 생각했다. 방씨의 선택은 고향행. 임대료가 비싼 수도권 생활을 청산하고, 고향 대전으로 내려갔다. 부모님 집에 머물던 2020년 어느 날, ‘대전 웹툰 캠퍼스’ 입주 작가 모집 소식을 들었다. 최대 6년간 창작실을 무상으로 이용할 기회였다.

 

입주 작가로 선정된 뒤, 웹툰 캠퍼스로 출근을 시작했다. 아침 일찍 출근해 자정까지 일했다. 매일 갈 곳이 있다는 사실 자체가 힘을 불어넣었다. 그렇게 준비해 내놓은 작품이 <1레벨 플레이어>다. 포털에 연재되면서 좋은 반응을 얻었고, 방씨도 작가로서 유명세를 타게 됐다. 지난달 28일 <한겨레>와 만난 방씨는 “웹툰 캠퍼스는 제 꿈을 포기하지 않고 버티게 해준 기반”이라며 “<1레벨 플레이어>도 웹툰 캠퍼스가 없었다면 세상의 빛을 보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웹툰 캠퍼스는 한국만화영상진흥원과 지자체가 손을 잡고 시작한 협력 사업이다. 2015년 처음 선보인 뒤 제주·순천·경남·부산·울산·전북·경북·대구·대전·세종 10곳에서 운영 중이다. 대전 웹툰 캠퍼스는 2019년 옛 충남도청 건물 안에 자리 잡았다가 2021년 6월 동구 중동의 도심형산업지원플랫폼 5층으로 이전했다. 현재 이곳에 입주한 웹툰 작가는 20명이다.

 

 

                                                              대전 웹툰 캠퍼스 입구 모습. 최예린 기자

 

대전시는 웹툰 캠퍼스에서 더 나아가 ‘웹툰 콘텐츠 클러스터’를 조성 중이다. 450억원을 투입해 웹툰 작가 작업실과 함께 교육실, 세미나실, 회의실에 전시·홍보 공간까지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2025년 착공해 2026년 준공을 목표로 한다. 대전시는 이 사업을 통해 웹툰 산업의 중심축을 수도권에서 충청권으로 옮겨온다는 포부를 갖고 있다.

 

사실 대전 등 충청권은 웹툰 산업 기반이 두터운 편이다. 국내 대학에 개설된 웹툰학과 45곳 가운데 15곳(33.3%)이 충청 지역에 몰려 있다. 대전에만 대전·대덕·목원·배재대 4개 대학에 웹툰학과가 있는데, 지난해 전국 웹툰학과에 진학한 신입생(2394명)의 10.4%(250명)가 이들 대학을 다닌다. 웹툰 업계 쪽은 해마다 충청권에서만 800명 이상의 창작 인력이 배출될 것으로 보고 있다.

 

지역 작가들의 기대감은 크다. 방씨는 “지금은 웹툰 인프라가 수도권에 많이 몰려 있는데, 대전에 클러스터가 생기면 지역으로 많은 인력이 내려올 것 같다. 수도권보다는 지역에서 창작 활동을 하는 게 경제적 부담도 훨씬 적다”고 말했다.

 

박성규 대전정보문화산업진흥원 웹툰산업육성팀장은 “많은 인재들이 웹툰 창작을 준비하고 사회에 나오지만, 상위 1%만 열매를 독식하는 웹툰 산업 생태계 탓에 작가들이 안정적으로 창작 활동에 전념하기가 쉽지 않다”며 “정부와 지자체가 교육 인프라와 유통 시스템을 정비해 작가들의 창작 활동을 안정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 출처 : 한겨레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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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ukji